영국의 거대 석유 기업 BP가 카스피해 해저 2개 신규 가스 탐사정 시추 작업을 개시했다.
해당 발표는 아제르바이잔이 국내 수요 증가 대처와 기존의 수출 계약 이행 차 이란과 러시아에서 가스를 수입한 데에 따라 이루어졌다. 아제르바이잔은 또한 5년 내에 대유럽 수출을 두 배 가량 확대하기로 약속했다.
2023년 1월 BP 발표에 따르면 이번 탐사정 시추 작업은 기존 아제르바이잔 가스 수출 비중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샤흐대니즈(Şahdəniz, Shah Deniz) 가스전 아래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가스층 탐사를 목적으로 하며, 그 깊이는 최대 7천 미터에 달한다.
4천 5백 m 깊이에 달하는 제2탐사정은 아제르바이잔의 주요 유전인 아재리-츠락-귀내슐리(Azəri-Çıraq-Günəşli, 이하 ACG) 유전 지하에 있는 것으로 보이는 가스층을 탐사할 계획이다. 이번 시추 작업은 기존 유가스정을 상당 부분 활용하며 3개월 이내에 완료될 것으로 추산된다.
한편 연안 심해 시추에는 유가스정 한 개당 수천만 달러에 가까운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
현재 ACG 제1유가스정 시추 사업은 아제르바이잔 정부와 유전을 관리하는 BP, 아제르바이잔 국영 석유 회사 SOCAR, 튀르키예 국영 석유 회사 TPAO, 이란 국영 석유 회사 NICO와 러시아의 루크오일 등의 컨소시엄 간 기존 생산 협약에 따라 진행되는 중이다. 이에 따라 해당 심해 유전에서 생산된 가스는 전적으로 콘소시엄에 귀속되며, 콘소시엄은 유전에서 시추한 가스에서 발생하는 수입으로 유정 관리 비용을 충당할 수 있다.
ACG 유가스정이 처한 상황은 이보다 더 복잡하다.
대부분의 유전처럼 ACG는 대량의 천연 가스를 생산하며, 그중 일부는 석유 생산 가속을 위해 유전으로 다시 투입되는 한편 나머지는 가스관을 통해 육상으로 수송된다.
생산 협약에 따라 ACG 유전에서 생산된 석유는 세계 시장에 이를 공급하는 BP, SOCAR, TPAO, 엑슨모빌(ExxonMobil) 외 6개 국제 기업이 참여한 컨소시엄에 귀속되는 한편, 육상으로 수송된 가스는 SOCAR에 귀속되며 아제르바이잔의 국내 가스 수요를 충족하는 데에 사용된다.
BP는 유라시아넷(Eurasianet)에 이번 신규 심해 가스층 탐사 사업은 가스의 귀속 여부에 앞서 ACG 컨소시엄의 지원으로 진행되며 비용 회수에 관한 보장은 없다고 밝혔다. 이러한 예상 밖의 움직임은 ACG 컨소시엄측이 이번 탐사에 따른 상당 규모의 가스층 발견 가능성을 높이 보고 있으며, 가스 소유권에 관하여 아제르바이잔 정부와 컨소시엄 참가 기업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협상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시사한다.
시기적절한 행동 만일에 양 탐사정 중 한 곳에서만이라도 상용 가능한 규모의 가스가 발견될 경우 판매 시장 확보는 어렵지 않게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이에 따른 EU의 대러시아 제재 및 러시아의 보복성 가스 공급 중단은 유럽 가스 시장을 뒤집어엎었다.
아제르바이잔산 가스가 이미 그리스와 불가리아로 수출되는 상황에서 최근 몇 달간 동남유럽 국가들은 아제르바이잔과 아제르바이잔산 가스 수입에 관한 협정을 체결했다.
2022년 7월 유럽연합과 아제르바이잔은 아제르바이잔의 대유럽 가스 수출 규모를 당해 100억 m³에서 120억 m³로 확대하고, 2027년까지는 200억 m³로 확대한다는 내용의 협약을 체결했다. 한편 실제 2022년 아제르바이잔의 대유럽 가스 수출량은 114억 m³에 그쳤으며, 2023년 예상 수출량은 116억 m³ 정도다.
수출 미달의 원인이 생산의 한계인지, 아제르바이잔산 가스를 유럽으로 수송하는 남방가스통로(Southern Gas Corridor)를 구성 중인 3개 가스관 용량의 한계인지는 불분명하다.
아제르바이잔으로서는 증가하는 국내 수요 충족과 대외 수출 공약 이행을 동시에 감당해 내는 과제를 마주한 상황이다.
2021년 말에 아제르바이잔은 투르크메니스탄, 이란과 함께 투르크메니스탄이 이란 동북부로 천연가스를 수출하고 이란은 동일한 규모의 가스를 서북부를 통해 아제르바이잔으로 수출한다는 내용의 3자 천연가스 스왑 협정을 체결했다.
가스 스왑이 현재도 진행 중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아제르바이잔이 예상 수출 미달치를 충당하기 위해 러시아로부터 가스를 수입하기로 한 것은 아제르바이잔이 더 많은 국산 가스를 유럽에 수출하기 위해 러시아산 가스를 수입하고 있었다는 의혹을 불러 일으킨다. 이는 EU로서는 러시아산 가스에 대한 유럽의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아제르바이잔-EU 간 천연가스 거래의 의미를 줄이는 상황이다.
확실한 점은 현재 샤흐대니즈 가스전 가스 매장량으로는 2027년까지 EU와의 협약을 이행하기 어려우며 새로운 가스 매장고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카스피해를 통과해 투르크메니스탄산 가스를 수입하는 협정 체결 시도는 현재 중단된 것으로 보인다.
이제 관건은 신규 심해 가스전 개발에 수 년이 소모되는 상황에서 아제르바이잔이 예정된 기한 내에 가스 납품을 완료할 수 있는가다.
작성일 : 2023. 0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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