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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베키스탄] 실크로드 아래에서: 우즈베키스탄에서의 중국의 고고학 외교

  • 작성자 사진: ICAS HUFS
    ICAS HUFS
  • 10월 29일
  • 3분 분량

최종 수정일: 11월 5일

2025.10.20.

[Ipak yo‘li ostida: Xitoyning O‘zbekistondagi arxeologik diplomatiyas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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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경제적 영향력이 중앙아시아 전역으로 확대됨에 따라, 베이징은 지상이 아닌 땅 아래로 뻗어가는 미묘한 형태의 영향력을 추구하고 있다. 고속도로, 송유관, 산업단지와 더불어 중국은 공동의 역사와 문화를 매개로 주변국과의 관계를 강화하면서 고고학 외교에 투자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은 중국의 고고학 외교의 핵심 파트너로 부상하고 있다. 양국은 무역과 인프라 구축을 넘어, 한때 실크로드를 따라 번성했던 고대 문명의 유적을 발굴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 이러한 협력은 과학과 전략이 결합한 형태로써, 역내에 확대되는 중국의 하드 파워(hard power)를 보완하며 소프트파워적(soft power) 접근법을 제공한다.

     

또한 중국-우즈베키스탄 공동 연구팀은 우즈베키스탄의 수르칸다리야, 사마르칸트, 페르가나, 호레즘 지역 전역에 걸쳐 발굴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수르칸다리야강 상류 계곡의 치나르-테파(Chinar-Tepa) 유적지에서 활동하는 공동 연구팀이 30개가 넘는 고대 주거 기반과 풍부한 문화유물을 발굴하면서 이목이 쏠렸다.

     

한편 2024년에서 2025년 사이에 수행된 세 차례의 발굴 작업을 통해 우즈베키스탄 남부 수르칸다리야강 유역에서 철기 시대 도시 국가의 유적을 발견했다. 공동 연구팀은 유역 전반의 47개 유적지를 조사하면서 이 지역이 고대 박트리아의 주요 중심지였음을 확인했다.

     

한편 양국의 협력은 발굴 현장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지난 2023년 10월, 페르가나 주립대학교와 중국 파트너들은 공동 고고학과를 설립했으며, 고대 도시 쿠바(Kuva)에 대한 공동 연구를 통해 성벽, 해자, 도로를 포함한 수 세기 전의 도시 계획의 핵심적인 구조를 밝혀냈다. 또한, 중국이 고대 도시 히바(Khiva) 복원에 자금을 지원하는 점 역시 공동 유산 보존을 위한 또 다른 문화 협력의 층위를 보여준다.

     

양국에 고고학은 단순한 학문적 추구를 넘어 문화, 경제, 미래 협력의 가교가 되었다. 우즈베키스탄의 경우 사마르칸트, 부하라, 히바와 같은 도시들은 이미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지다. 최대 1,500만 명의 외국인 방문객을 유치하려는 정부의 목표는 관광 산업이 국가 발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새로운 역사 유적을 발굴하는 것은 관광 산업의 잠재력을 확대하는 동시에 여행객들에게 이슬람 이전 시대부터 이슬람 시대까지 이어지는 보다 풍부한 경험을 제공한다. 아울러 이러한 발굴을 통해 우즈베키스탄의 문화 지평을 넓히고, 각 유적지가 더 많은 방문객과 투자, 그리고 국가 경제 다각화로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중국과의 협력은 경제적 측면을 넘어, 고고학 및 유산 보존 분야에서 새로운 세대의 전문가를 양성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실제로 공동 발굴팀의 구성원 중 상당수는 2000년 이후 세대로써, 양국의 협업을 통해 직접적인 경험을 쌓은 젊은 전문가들이다.

     

드론 기반 항공 사진, 지자기 측량, 3D 모델링과 같은 첨단 기술을 활용함으로써 우즈베키스탄 고고학자 및 학생들은 전통적인 발굴법과 현대 과학을 결합하는 방법을 익히고 있다. 이러한 기술 이전은 국가의 인적 자본을 강화해 향후 우즈베키스탄이 자체적으로 더 큰 규모의 고고학 연구 및 유산 보존을 추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

     

한편, 중국에 있어 공동 고고학 탐사를 장려하는 것은 일대일로 구상(BRI)의 소프트 연결성(soft connectivity) 비전과도 맞닿아 있다. 실크로드 유산 발굴과 보존을 지원함으로써, 베이징은 일대일로를 새로운 지정학적 프로젝트라기보다, 한때 동서양을 연결했던 고대의 상호 이익적인 교류의 부활로 바라보고 있다.

     

이를 통해 중국은 현대 경제 및 인프라 확장을 외부 개입이 아닌 역사의 지속, 즉 자연스러운 질서의 회복으로 포장하려는 의도를 드러낸다. 아울러 외교적인 측면에서 역시 공동의 역사와 문화적 부활을 강조함으로써 중국은 군사 주둔이나 정치적 조건을 내거는 강압적인 행위자들과 대비되는, 책임감 있고 우호적인 강대국으로 자리매김하려 한다.

     

이는 중앙아시아에서 중국을 위협으로 인식하는 시각을 완화하는 동시에, 베이징을 지배적인 경제 세력이 아닌 문화적, 학문적 파트너로 자리매김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특히 고고학 분야에서의 협력은 인적 교류의 창구로써, 우즈베키스탄 학자들과 학생들에게 중국 팀과의 협업을 통해 기술 훈련뿐만 아니라 중국과의 연결고리를 형성할 수 있었다.

     

무역 및 인프라 관계를 통해 베이징과 정치 및 경제 엘리트 간의 관계가 강화되는 한편, 문화유산 프로젝트는 학계와 시민사회로까지 그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다. 경제, 문화, 교육 분야에서의 다층적인 참여는 중앙아시아에서 중국의 입지를 더욱 강화하고, 지속적인 소프트파워 기반을 구축하는 데 기여한다.

     

우즈베키스탄과 더 넓은 중앙아시아 지역에 걸쳐 중국의 고고학적 협력 참여가 증가하는 것은 외교가 무역 거래나 인프라 프로젝트를 통해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발굴과 보존 그리고 공동 발굴 작업을 통해서도 구축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파트너십은 우즈베키스탄에 관광, 교육, 국가적 자부심을 강화하는 동시에 신세대 연구원들의 역량을 함양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중국에는 지배적인 투자국에서 신뢰할 수 있는 문화적 파트너로 이미지를 재편할 기회를 마련한다. 고고학적 협력과 확대되는 미디어 및 교육 교류의 결합은 베이징의 접근 방식의 전략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은 더 이상 엘리트 간의 관계 강화에만 집중하지 않고 장기적인 인적 교류에 더욱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진정한 소프트파워의 기반을 구축하며, 지역 사회가 중국과 역내 국가의 중국에 대한 인식을 점차 변화시키고 있다.

     

     

번역: 임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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