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 오피니언: 가자지구 UN 결의안 이후 카자흐스탄의 잠재적 역할
- ICAS HUFS
- 5일 전
- 4분 분량
2025.12.02.
[Opinion: After the UN Gaza Resolution - Kazakhstan's Potential Role]

중동 분쟁을 신속하고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접근 방식부터 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포함해 국제 안정화군(ISF) 파병을 승인하는 조치까지, 이러한 모든 시도는 결국 국제사회가 여전히 '안보 조치, 임시 통제, 외부 행정'에만 의존하는 수단이 한계에 이르렀음을 보여준다.
아무리 정교하게 설계된 정치적, 행정적 틀이라 하더라도, 분쟁의 이념적 성격, 즉 영적, 역사적, 가치적 기반이 변화하지 않는 한 지속 가능한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없다. 오늘날 점점 더 분명해지고 있는 것은, 성지(聖地)의 평화를 위해서는 외교적이고 인도주의적 노력뿐 아니라 역내의 종교적, 문명적 전통 사이의 깊은 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종교 화해를 위한 독특한 집단 메커니즘을 창설한 카자흐스탄의 경험은 특별한 주목을 받을 만하다.
오랜 논의 끝에 유엔 안보리는 가자 지구에 국제 안정화군을 구성하자는 미국 제안 결의안을 승인했다. 이는 역사상 처음으로 유엔의 위임을 받은 과도 권한을 통해 외부 세력이 가자지구의 행정과 안보 체계에 참여하는 것을 허용한다는 의미이다. 13개국이 이 결의안에 찬성했고, 러시아와 중국만이 기권했다. 이번 조치는 새로운 법적 현실을 만들어 냈다. 이제 국제사회는 가자지구의 안보, 인도적 접근, 재건을 지원할 공식적인 권한을 갖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이번 조치가 장기적 평화의 기반이 될지, 아니면 근본적 변화를 이루지 못한 채 상황을 관리하는 또 하나의 임시적 구조에 그칠지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는다.
보도에서 널리 논의되고 있는 미국-이스라엘의 계획 모델, 즉 가자지구를 '녹색 구역'과 '적색 구역'으로 나누려는 구상은, 화해보다 안보를 우선하는 접근 방식을 보여준다. 보스니아와 레바논의 역사적 사례를 보면, 이러한 전략이 지속 가능한 안정을 가져오는 경우는 드물었다고 많은 분석가들이 지적한다. 보스니아에서 레바논에 이르기까지, 영토 분할은 갈등을 해결하기보다는 오히려 고착시키는 경향이 있다. 팔레스타인 지역은 정치적 해결이나 신뢰 없이 군사적 안정만 존재하는, '영구적인 과도 지대'의 사례가 될 위험에 놓여 있다. 앞으로 분할된 가자는 인도주의적 붕괴, 급진화의 심화, 그리고 특히 유럽 군대가 배치될 경우, 이슬람 세계가 서방을 바라보는 인식에 깊은 균열을 초래할 수 있다.
이 모든 사실은 한 가지 핵심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많은 전문가들이 지적하듯, 분쟁의 이념적, 종교적 차원을 다루지 않는다면, 영토 분할 구상은 어디까지나 일시적인 것에 불과하다. 성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 갈등은 단순한 경계선 지도나 국제적 위임만으로 해결될 수 없다. 교착 상태를 깨기 위해서는 또 하나의 통제 메커니즘이 아니라, 새로운 화해의 구조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것은 표면적인 현상이 아니라 종교적 사고, 역사적 원한, 문화적 트라우마 등 갈등의 뿌리와 직접 맞닿아 있어야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카자흐스탄은 독특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카자흐스탄은 단순히 '아브라함 협정'의 새로운 참가국이 아니라, 뛰어난 정치적·외교적·영적 정당성을 가진 국가다. 이슬람 세계의 신뢰를 받고 있으며, 이스라엘과도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서방에서는 중립적인 파트너로 인식되고 있다. 또한 시리아 아스타나 평화 프로세스와 같이 강대국과 지역 행위자들 간의 협력을 조율 해낸 성공적인 경험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카자흐스탄의 가장 큰 기여는 ‘세계 및 전통 종교 지도자 회의(Congress of Leaders of World and Traditional Religions)’일 수 있다. 이와 같은 도구는 거의 다른 어떤 국가도 만들어 내지 못했다. 20년에 걸쳐 8차례 열린 이 회의에는 이슬람, 기독교, 유대교, 불교, 힌두교, 도교, 신토, 자이나교, 조로아스터교, 바하이 신앙을 대표하는 종교 지도자들뿐 아니라 주요 정치인들과 국제기구 지도자들까지 함께 모였다.
오늘날 이 회의는 국제적으로 존중받고 있으며, 카자흐스탄 내부에서는 이것이 '영적인 안전보장이사회'와 같은 상설 국제기구로 발전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즉, 3년마다 한 번 열리는 행사가 아니라, 상설 사무국, 지역 사무소, 분쟁 지역에 파견되는 대표단, 작업 그룹, 종교 외교 전담 기구를 갖춘 지속적인 기관으로 운영하는 것이다.
역사는 종교적 차원이 지속 가능한 평화를 위한 근본 조건임을 보여준다. 이를 평화 과정에 포함하는 것은 순수하게 정치적인 형식으로는 얻을 수 없는 깊이와 정당성을 부여할 것이다. 현재 일부 종교 지도자들이 아브라함 협정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접근은 더욱 중요해진다.
이러한 기관에는 주요 랍비와 저명한 이슬람 율법학자뿐 아니라, 교황을 대표하는 인사들, 동서방 교회의 총대주교들, 그리고 주요 불교 및 힌두교 지도자들까지 참여할 수 있다. 이들은 이스라엘, 서안지구, 가자 지구에 정기적으로 방문해야 하며, 현장에서 종교 외교 활동을 수행해야 한다. 즉, 종교 지도자들과 지역 공동체, 청년, 가족들이 직접 만나는 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또한 전 세계적인 대화를 지원하기 위한 국제 미디어 센터를 설립하고, 이슬람-유대교 간의 상설 대화 플랫폼을 구축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여기에 다른 종교들의 폭넓은 참여까지 더해진다면, 깊은 영적 긴장 완화를 위한 기반이 마련될 수 있다. 이는 군사 작전이나 정치적 합의만으로는 결코 이룰 수 없는, 공동체 간의 '신뢰 회복'에 관한 문제이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갈등은 단순한 정치나 영토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신앙, 정체성, 역사, 기억의 문제이기도 하다. 종교 외교가 없다면, 어떤 평화 협정도 피상적인 수준에 머물 수밖에 없다.
이러한 과정에서 카타르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카타르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세력 간의 간접 협상을 중재하며 가자 사태 해결 과정에 기여해왔다. 도하는 독특한 인맥 네트워크, 정치적 유연성, 재정적 자원, 그리고 이슬람 세계 내 위상을 바탕으로 신뢰받는 중재자로서 국제적 명성을 얻었다.
제안되는 모델은 카자흐스탄과 카타르가 협력하여 종교적, 정치적, 인도주의적 화해의 차원을 통합하는 것이다. 카자흐스탄이 대화의 '구조적 중심'을 맡고, 카타르는 존경받는 중재자이자 인도주의적 리더로서 역할을 수행하는 방식이다. 이는 기존의 어떤 국제 구조보다도 강력한 화해 플랫폼을 만들어 낼 수 있으며, 서방의 주도를 전통적으로 거부해 온 국가들과 세력들로부터도 지지를 이끌어 낼 가능성이 있다.
이 구상에서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터키, 이집트, 이란은 미래 중동 평화 구조의 지역적 핵심을 이루게 되며, 미국, EU, 중국, 러시아, 인도는 안보 보장, 경제 패키지, 외교적 자원을 통해 이를 보완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관여한다면, 이 틀은 정치적 의미를 넘어 역사적 차원에서 진정한 '세기의 합의(deal of the century)'가 될 수도 있다. 과거의 구상들이 강압적 힘에 의존했다면, 이번에 제안된 메커니즘은 종교적 정당성, 도덕적 권위, 광범위한 국제적 지지에 기반을 두게 되며, 또 하나의 끝없는 전쟁에 대한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번역: 이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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