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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Sabah 기고] 오종진 한국외대 교수, 한·튀르키예 전략 협력 강화 방안에 관한 칼럼 기고

작성자 사진: ICAS HUFS
ICAS HUFS
8시간 전
4분 분량

형제의 유대 다지기: 서울과 앙카라가 더 가까워져야 할 때

Brothers building bonds: Time to bring Seoul and Ankara closer


-2026. 11. 05 (목)





한국과 튀르키예는 정례적인 대화, 지역적 파트너십, 그리고 구체적인 프로젝트를 통해 양국 간의 역사적 형제애를 지속 가능한 전략적 협력 관계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Recep Tayyip Erdoğan) 대통령이 2018년 한국을 방문한 뒤 이번 11월 서울을 다시 찾기까지 8년이 걸렸다. 그러나 지난 1년간 두 정상이 얼마나 자주 만났는지 돌아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이재명 대통령은 2025년 11월 튀르키예를 방문하였고, 두 정상은 2026년 7월 앙카라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다시 만났다. 서로를 형제라고 부르는 두 나라에 이번 에르도안 대통령의 방한에서 가장 기대되는 점은 넉 달 전 나눈 대화를 그대로 이어갈 수 있었다는 점이다.


한국과 튀르키예는 외교 무대에서뿐 아니라 일반 시민 사이에서도 서로를 형제라고 부른다. 나는 튀르키예를 방문할 때마다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사람들에게서 “피를 나눈 형제”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이번 방한 기간 서울에서 열린 정책 좌담회에서는 “가까운 이웃이 먼 친척보다 낫다”는 한국 속담이 떠올랐다.


이 속담을 두 나라 관계에 대입하면 현실적인 질문이 생긴다. 서로를 형제라고 부르는 두 나라가 멀리 떨어져 있으면서도 그 유대를 굳건히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형제애를 키우려면 자주 만나고, 경험을 나누며, 실질적으로 협력해야 한다. 서울과 앙카라 사이의 거리를 바꿀 수는 없지만, 얼마나 자주 만나고 만났을 때 서로를 위해 무엇을 할지는 정할 수 있다. 한국전쟁에서 한국인들과 함께 싸운 튀르키예 군인들은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애정을 얻었다. 내 학생들도 그 역사를 알고 있다. 이제는 학생들에게도 자신만의 이야기가 생기기를 바란다.


대여섯 해 전만 해도 서울과 이스탄불을 오가는 비행기에서는 주로 한국어가 들렸다. 최근 탑승한 튀르키예항공 기내에서는 튀르키예어가 많이 들려 놀랐다. 서울에 있는 내 대학의 대학원 조교는 이스탄불 보아지치대학교(Boğaziçi University)에서 아시아학을 공부하였다. 나는 오랫동안 한국 학생들이 튀르키예로 유학 갈 길을 찾도록 도왔다. 이제는 튀르키예에서 공부한 사람이 서울의 학생들에게 이 지역을 어떻게 가르칠지 함께 고민하고 있다. 직항편과 공동학위 과정이 늘어나면 더 많은 사람이 같은 기회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서로를 위해 시간을 내야 한다


한국과 일본은 정상 간 정기적인 상호 방문을 ‘셔틀 외교’라고 부른다. 한국과 튀르키예도 해마다 정상회담을 여는 것을 목표로 삼을 만하다. 어떤 해에는 두 정상이 양국 수도 가운데 한 곳에서 만나고, 다른 해에는 다자 정상회의를 계기로 별도의 시간을 마련할 수 있다. 다음 회담 날짜가 정해져 있으면 장관들도 항공편 증편이나 해외 취득 학위 인정처럼 자칫 미뤄질 수 있는 현안을 매듭지을 이유가 생긴다.


한국과 튀르키예는 이미 중견국으로서 교류할 수 있는 여러 협의체에 함께 참여하고 있다. 믹타(MIKTA)는 두 나라 외교장관이 멕시코, 인도네시아, 호주 외교장관과 만나는 자리이다. 한국 외교장관은 서울에서 바라본 사건이 앙카라나 자카르타에서는 얼마나 다르게 받아들여지는지 직접 들을 수 있다. 다만 참여국들이 지리적으로 널리 흩어져 있는 만큼 지속적으로 추진할 공동 의제에 합의하기는 쉽지 않다. 각국 정부가 저마다 자기 지역의 시급한 현안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믹타의 특별한 가치는 격식에 얽매이지 않는 대화를 통해 장관들이 서로의 현안을 이해하고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기회를 찾도록 돕는 데 있다.


주요 20개국(G20)은 두 정부가 공동 행동에 나설 준비가 되었을 때 더 많은 국가에 입장을 전달할 수 있는 무대이다. 에너지 공급이나 해상 무역에 차질이 생기는 경우가 그 예이다. 서울과 앙카라는 이 같은 사안에 관해 더 폭넓은 협상에 나서기 전 공동 입장을 마련할 수 있다.


나토의 역할은 이와 다르다. 튀르키예는 동맹국이며, 한국은 인도·태평양 파트너국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7월 앙카라 정상회의에서 에르도안 대통령과 나토 사무총장을 모두 만났다. 한국이 미국과 오랫동안 유지해 온 동맹은 나토와 실질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확고한 기반이다. 나토와 파트너국인 한국을 모두 잘 아는 튀르키예는 방산 물자의 안정적인 공급 같은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관계자들을 한자리에 모을 수 있다.


한국과 튀르키예, 서로의 지역 협력에 참여할 때


이러한 만남은 두 정부가 꾸준히 접촉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특정 지역에 관한 문제라면 함께 만나야 할 이유가 하나 더 있다. 결과를 좌우할 결정을 내리는 국가들이 논의에 참여해야 한다는 점이다. 한국과 튀르키예가 서로를 초청할 수 있는 자리도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앙카라가 한국을 초청하는 것이다. 튀르크국가기구(Organization of Turkic States·OTS)는 2025년 가발라(Gabala) 정상회의에서 외부 파트너와 협력하기 위한 OTS+를 출범시켰다. 튀르키예는 지난주 앙카라 정상회의에서 의장국을 맡았다. 다른 회원국들의 지지를 얻으면 중간회랑을 논의하는 OTS+ 회의에 한국을 초청할 수 있다. 카스피해를 건너 화물을 운송하는 한국 제조업체는 열차가 지연되어도 페리에 연결될 수 있는지, 운송 서류가 다음 국경에서도 인정되는지 알아야 한다. 이에 답할 수 있는 철도·항만·세관 당국은 당연히 회의에 참여해야 할 주체이다.



두 번째는 서울이 튀르키예를 초청하는 것이다. 한·중앙아 협력포럼은 2007년 출범하였으며, 올해 9월 한국과 중앙아시아 5개국은 서울에서 첫 정상회의를 개최하였다. 한국은 중앙아시아 5개국과 협의해 포럼의 교통 분야 회의에 튀르키예를 초청하는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 여섯 나라 정부가 모두 튀르키예의 참여가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면 향후 한·중앙아 정상회의에 옵서버로 초청할 수도 있다. 튀르키예를 거쳐 유럽으로 이어지는 무역로를 논의하는 자리에 튀르키예 당국자들이 함께한다면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러한 초청이 필요한 이유는 물류에만 있지 않다. 중앙아시아 5개국 사람들은 수 세기에 걸친 교역과 공통된 관습, 이슬람의 영향으로 많은 것을 공유하고 있다. 카자흐어와 키르기즈어, 투르크멘어, 우즈베크어는 튀르키예어와 같은 어족에 속한다. 이러한 유대는 이 지역의 미래를 논의할 때 튀르키예가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는 이유이다.


한국과 이 지역의 인연은 여러 세대에 걸쳐 중앙아시아에 터전을 잡고 살아온 고려인, 즉 구소련 한인들의 역사보다 더 깊다. 한국의 튀르키예 연구자로서 나는 한국을 튀르크어권 밖에서 튀르크 세계와 문화적으로 가장 가까운 이웃 중 하나로 본다. 이러한 친연성은 한국과 중앙아시아, 튀르키예를 잇는 더 넓은 알타이 문화권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튀르키예어를 배우는 한국 학생은 첫 수업부터 익숙한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두 언어 모두 대체로 동사를 문장 끝에 놓고 단어에 접미사를 붙여 의미를 만든다. 이런 유사성은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는 실마리가 된다. 한국을 OTS+ 논의에, 튀르키예를 한·중앙아 대화에 초청하는 것은 오래된 친연성을 오늘날의 지역 외교로 연결하는 일이다.


서울 회담 이후, 무엇을 할 것인가


이 대통령과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튀르키예에서 만났을 때 함께 무엇을 만들어 갈 수 있을지 모색하기 시작하였다. 시노프(Sinop)에 추진되는 원자력발전소는 앞으로 어떤 조치가 필요한지 보여주는 사례이다. 지난해의 양해각서로 인허가와 부지 평가, 자금 조달에 관한 논의가 시작되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한국을 잠재적 파트너로 지목하였다. 이제 에너지 담당 당국자들은 공동 연구로 다룰 수 있는 사안과 각국 정부의 결정이 필요한 사안을 구분해야 한다.


공동 개발을 모색하는 방산 기술진도 기술적 요구 조건과 관련해 풀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디지털 공공서비스 시범사업은 양측이 인공지능 분야에서 무리 없이 시작할 수 있는 첫 협력사업이 될 수 있다. 한국과 튀르키예의 건설업체들은 현지 당국이 도움을 요청하는 곳에서 재건 사업을 모색할 수도 있다. 여건이 허락한다면 우크라이나나 가자지구도 그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내년은 양국 수교 70주년이다. 이를 뜻깊게 기념하는 방법은 각 협의체 참여국의 동의를 얻어 OTS+ 회의에 한국 대표단을, 한·중앙아 대화에 튀르키예 대표단을 맞이하는 것이다. 회의에 참석한 당국자들은 무엇을 하기로 합의하였고 언제 다시 만날지 분명히 한 뒤 자리를 떠나야 한다. 그래야 두 정상이 다음 정상회담에서 검토할 구체적인 결과물이 생긴다. 이는 한국인과 튀르키예인이 이미 애정을 담아 사용하는 ‘피를 나눈 형제’라는 말에 실질적인 의미를 더하는 일이기도 하다. 멀리 떨어져 사는 형제라도 서로를 위해 시간을 내야 한다.




번역: 이건희

한국외국어대학교 중앙아시아연구소 Institute of Central Asian Studies, Hankuk University of Foreign Studies Институт исследований Центральной Азии Университета иностранных языков Хангук HUFS ICAS ICAS HUF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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