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지키스탄] 더 가까워진 한국: 한국-중앙아시아 신 파트너십이 타지키스탄에 미칠 영향
- ICAS HUFS
- 2일 전
- 5분 분량
2026.08.18.
[South Korea is getting closer: What Seoul’s new partnership with Central Asia means for Tajikistan]

오는 9월 16일~17일 서울에서 첫 한-중앙아 5개국 정상회담이 개최된다. 타지키스탄은 아시아 첨단 기술국인 한국과의 관계를 심화할 뿐만 아니라 투자 유치, 기술 연수, 인력 송출 다변화의 발판을 마련할 기회를 맞았다.
하지만 양국 경제 교류는 여전히 불균형 구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타지키스탄의 한국산 제춤 수입은 늘고 있지만. 한국으로의 수출은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한국은 이제 타지키스탄에 더 이상 멀고 낯선 나라가 아니다. 한국산 자동차와 가전제품은 타지키스탄 시장의 일상이 되었고, 청년들은 한국어를 배우고 한국 대학 진학을 꿈꾼다. 최근에는 고용허가제(EPS)를 통한 합법적 취업 길이 열리면서 타지키스탄 국민들에게 새로운 기회의 장이 마련됐다.
이처럼 점차 긴밀해지는 양국 관계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다가오는 9월 16일부터 17일까지 서울에서는 첫 한-중앙아시아 정상회담이 개최될 예정이다.
이번 정상회담을 위한 물밑 작업은 수개월 전부터 이어져 왔다. 지난 봄 서울 외교차관 회의에는 이디베크 칼란다르(Idibek Qalandar) 타자키스탄 외교차관이 참석했고, 여름에는 타슈켄트에서 또 다른 회의로 이어졌다. 한국 외교부는 회담에 앞서 중앙아시아 기자단을 서울로 초청해 사전 분위기 조성에 나서기도 했다.
이 같은 연쇄적 외교 행보 이면에는 핵심적인 질문이 자리하고 있다. 한국이 중앙아시아로 눈을 돌리는 진짜 이유는 무엇이며, 타지키스탄은 이 과정에서 어떠한 기회를 포착할 수 있을 것인가.
그렇다면 한국은 왜 중앙아시아를 필요로 하는가.
한국이 이 지역에 관심을 갖는 가장 큰 이유는 서로의 실익을 도모할 수 있는 구조에 있다. 중앙아시아는 풍부한 천연자원과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시장, 젊은 노동력은 물론, 유라시아 주요 경제권을 잇는 요충지로서 전략적 가치를 지닌다.
반면 한국은 첨단 기술력과 자본, 그리고 단기간에 급속한 산업화를 이뤄낸 노하우를 갖고 있다. 새로운 시장과 협력 파트너를 찾는 한국과, 투자 유치 및 기술 이전, 경제 협력이 절실한 중앙아시아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셈이다. 이 같은 ‘상호 보완적 이익’이야말로 현재 양측의 관계 개선을 이끄는 핵심 동력이다.
한국 외교부 관계자들은 중앙아시아 언론인단과의 면담에서 경제와 에너지, 디지털 기술, 교육, 보건·의료 등을 양축의 핵심 협력 분야로 제시했다.
협력 가능한 산업군의 지평은 이보다 훨씬 넓어질 수 있다. 다만 타지키스탄 입장에서 당면한 과제는, 자국의 산업적 필요에 부합하면서도 실질적인 경제적 결실로 이어질 수 있는 분야를 정교하게 선발하느냐에 달려있다.
에너지 분야: 선언적 협력 넘어 '기술 이전'으로
에너지는 양국 간 협력 시너지가 가장 크게 나타날 핵심 분야다. 타지키스탄은 수력 발전 잠재력이 막대하지만, 노후화된 전력망과 전력 손실, 계절에 따른 공급 불안정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한국은 이미 현지 에너지 인프라 개선에 발을 들여놓은 상태다. 지난 4월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지원으로 타지키스탄 내 에너지 취약 지역의 전력망을 확충하는 2단계 프로젝트가 닻을 올렸다.
단 하나의 사업으로 국가 전체의 에너지 지도를 바꿀 수는 없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는 양국 간 '실질적 협력'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명확히 보여준다.
타지키스탄에 시급한 것은 한국이 보유한 전력망 관리 노하우와 에너지 효율화, 인프라 디지털화 기술, 그리고 현지 인력 교육이다. 요컨대 양국 협력은 단순한 장비 지원이나 차관 제공 수준에 머물러선 안 되며, 새 인프라를 자립적으로 운영·유지할 수 있는 '지식과 기술의 이전'으로 이어져야 한다.
한국'에서' 배우고, 한국'으로부터' 배운다
교육 역시 기대감이 높은 유망 협력 분야다. 이미 많은 타지키스탄 청년들이 한국 정부의 '글로벌 코리아 장학 프로그램(GKS)'을 통해 한국 대학에서 학업의 기회를 얻고 있다.
그러나 타지키스탄에 한국이 지닌 진짜 가치는 단순히 수십, 수백 개의 장학금 지원에 그치지 않는다. 한국은 불과 수십 년 만에 최빈국 수준의 농업국에서 세계적인 기술 강국으로 도약한 경험을 지녔다. 그 변혁의 핵심 엔진이 바로 교육과 과학, 직업 훈련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였다.
이러한 한국의 발전 모델은 타지키스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현재 타지키스탄은 엔지니어와 프로그래머, 기술자, 에너지 전문가, 숙련공 확보가 시급한 실정이다. 전문 인력 받침이 없는 디지털화나 산업 발전 구상은 공염불에 그칠 위험이 크다.
따라서 양국 교육 협력의 가장 이상적인 결실은 단순 유학생 파견을 넘어, 공동 학위 프로그램과 직업 교육 강화, 나아가 양국 대학 및 기업 간의 밀착 연계 모델로 발전하는 것이어야 한다.
한국, 타지키스탄 인력에 문호 개방... '합법적 취업의 새 지평'
타지키스탄 수많은 가계의 생계와 직결된 또 하나의 핵심 협력 분야는 바로 '노동 이주'다. 타지키스탄 지난 2023년 12월 한국 정부의 고용허가제(EPS) 대상국으로 지정됐다. 이어 2024년 가을 근로자 파견을 위한 공식 협정을 체결했으며, 2025년 10월 고용허가제를 거친 첫 타지키스탄 근로자들이 한국 땅을 밟았다.
아직은 파견 인원의 규모가 크지 않아 타지키스탄의 기존 주요 인력 송출국들과 단순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다. 그러나 고용허가제가 지닌 진짜 가치는 규모가 아닌 '방향성'에 있다. 타지키스탄 국민들에게 한층 안전하고 정당한 대우를 보장하는 '새로운 합법적 해외 취업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다만 문턱이 낮은 것은 아니다. 한국 취업은 단순히 고용주 매칭만으로 불가능하다. 일정 수준 이상의 한국어 능력을 갖춰야 하고, 엄격한 검증 시험을 통과해야 하며, 직종에 따라 전문 기술력까지 입증해 내야 한다.
일례로 2025년 용접 분야 EPS-TOPIK(한국어능력시험)에 응시한 타지키스탄 국민 35명 중 26명이 최종 합격의 기쁨을 누렸다. 이 대목에서도 양국의 이해관계는 정확히 일치한다. 만성적인 인력난을 겪는 한국은 검증된 외국인 근로자가 절실하고, 타지키스탄 역시 자국민에게 양질의 합법적 해외 취업 문호를 열어줄 필요가 크기 때문이다.
결국 한국이라는 매력적인 노동 시장에 안정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은 철저한 사전 준비가 필수적이다. 타지키스탄 현지에서 한국어 교육과 직업 훈련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대폭 확대해야 하는 확실한 명분이 여기에 있다.
무역 교류는 여전히 '일방통행'… 구조적 불균형 해소 시급
그러나 무역 지표를 들여다보면 양국의 경제 협력은 여전히 한쪽으로 크게 쏠려 있다.
타지키스탄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산 제품 수입액은 2020년 5,350만 달러에서 2024년 약 1억 4,800만 달러로 급증했다. 불과 몇 년 새 3배 가까이 뛴 셈이다. 반면 타지키스탄의 대한국 수출은 여전히 미미한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는 현재 양국 경제 관계의 현주소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다. 타지키스탄은 주로 한국산 자동차와 기계, 전자제품 등을 수입하는 소비 시장 역할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양국 관계가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한국의 대외 수출을 늘리는 차원을 넘어서야 한다.
타지키스탄에 실질적으로 필요한 것은 한국의 직접 투자(FDI)와 합작 생산 모델이다. 농산물 및 원자재 가공, 한국의 기술력을 이식받은 합작 기업, 나아가 현지 내수 시장을 넘어 제3국 수출까지 겨냥한 생산 기지 구축 등이 대안이 될 수 있다.
결국 핵심은 한 걸음 더 나아간 고민에 있다. "과연 타지키스탄은 한국 시장에 무엇을 내어줄 수 있는가." 이 질문에 명확한 해답을 찾지 못한다면 양국 무역의 깊은 불균형을 해소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젊은 층 사로잡은 K-컬처… '친숙함'이 강력한 자산
한국은 이미 타지키스탄의 젊은 세대의 마음을 깊이 사로잡고 있다. 한국이 중앙아시아에서 입지를 넓히는 데 있어 가장 강력한 무기는 바로 현지인들에게 형성된 '높은 친숙도'다.
이러한 친밀감은 관가나 재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K-팝과 드라마, 뷰티(K-beauty), 스마트폰, 자동차, 한국 음식, 그리고 한국어에 이르기까지, 대중문화 전반이 한국이라는 국가의 선명하고 긍정적인 브랜드를 구축해 냈다.
심지어 일부 젊은 타지키스탄 청년들에게는 지리적으로 가까운 이웃 국가들보다 한국이 훨씬 가깝고 매력적인 나라로 다가오기도 한다.
이는 외교 자산으로서도 커다란 가치를 지닌다. 문화적 호감은 자연스럽게 한국어 학습과 유학, 취업, 나아가 한국이라는 국가 자체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며, 이는 곧 실질적인 교육·경제 협력의 단단한 기반이 된다.
결국 현재 양국의 밀착은 두 트랙으로 동시에 진행되는 셈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현재의 관계 개선은 두 가지 차원에서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위로는 대통령과 장관들의 회담, 정부 프로그램을 통한 차원이고, 아래로는 유학생과 근로자, 대중문화를 통한 차원이다.
9월 정상회담이 중요한 이유
타지키스탄과 한국은 1992년 수교를 맺었고, '한-중앙아시아 협력포럼' 체제 역시 2007년부터 이어져 왔다.
양국의 관계나 협력 틀 자체가 아주 새로운 것은 아니다. 이번 회담이 갖는 진짜 변화는 바로 '참여의 격(格)'에 있다. 외교 장관급에 머물던 협력 체제가 최초로 최고위급인 '국가 정상회담'으로 격상된 것이다.
하지만 타지키스탄 입장에서 9월 정상회담의 성패를 단순히 체결된 양해각서(MOU)나 화려한 선언문의 개수로 평가할 수는 없다.
진짜 중요한 것은 회담 이후 펼쳐질 '실질적 변화'다. 한국의 신규 투자가 타지키스탄으로 유입될 것인가, 합작 법인 설립이 가시화될 것인가, 타지키스탄 기업이 한국 시장의 문을 두드릴 기회를 얻을 것인가. 나아가 교육 기회가 대폭 늘어나고 합법적 고용 프로그램이 확대될 것인가.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이야말로 이번 정상회담이 지닌 진정한 가치를 입증할 기준이 될 것이다.
한국이 타지키스탄의 전통적 우방국들을 대체하려는 것은 아니며, 서울 측 역시 그러한 기색을 보이지 않는다. 타지키스탄이 한국에 끌리는 이유는 명확하다. 한국은 새로운 투자와 첨단 기술, 전문 노하우를 공급해 줄 수 있는 핵심 파트너이자, 타지키스탄 외교·경제의 지평을 넓혀줄 외교 다변화의 열쇠이기 때문이다.
한국은 이미 타지키스탄의 일상 속으로 깊숙이 들어와 있다. 두샨베 거리를 누비는 한국산 자동차, 뜨거워지는 한국어 학습 열풍, 확대되는 유학 기회, 그리고 한국 땅을 밟은 첫 타지키스탄 근로자들이 이를 증명한다.
이제 남은 핵심 과제는 명확하다. 이 같은 문화적·정서적 친밀감을 실질적인 경제 파트너십으로 완성해 낼 수 있느냐다.
번역: 박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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